통가 프리다이빙 리브어보드_ 혹등고래 투어-3

요트 위에서 고래를 확인하고 입수 하는 것은 맞지만

고래가 보일 때 마다 입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뭐 적어도, 고래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고 같이 교감할 시간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마구 뛰어 들어선 안된다고 한다. 


우선 항해를 하며 고래 위치를 확인한다. 

요트 선수에서 차를 마시며 관찰하기도 했고, 크루 인 앨리스가 돛대 위로 올라가서 관찰하기도 했다. 



고래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위치를 알려줬다

가슴 쪽 팩 핀 (pectoral fin)을 들어 수면 위로 손을 흔들거나, 

거대한 꼬리 (fluke)로 수면을 철썩 치거나, 

물 밖으로 펄쩍 브리칭 (breaching)을 한다거나, 

퓨슈욱 하고 수증기를 (plume) 뿜어냈다.


photo taken by @katherineluphotography

Fluke



Plume 

ㅋㅋ 여러 가지 희한한 고래 단어를 알게 돼서 좋다 :-) 

고래가 뿜어내는 물줄기는 사실 수증기라고 한다. 폐를 가득 채운 공기는 고래의 체온으로 덥혀지고, 폐 속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순식간에 퓨슉! 하고 공기 중으로 나오며 수증기를 만든다.



고래를 확인 했다고 해서 바로 다가가지는 않는다. 

최소 10m 정도 거리를 두고 기다리면, 

요트와 놀고 싶은 고래는 더는 멀어지지 않고 근처에 머무른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요트 가까이 다가오기도 한다. 



 하루는 이렇게까지 가까이 다가왔다. 



이미 엔진을 끈 보트 곁으로 신이 나서 다가오더니,



요트 선미에 꼬리를 부딪쳤다.



쾅 

귀여워 ㅠ 왜 신나쪄 ㅠ 괜찮오? 



무튼, 입수해도 괜찮다는 판단이 들면, 선미에서 입수를 준비한다. 

입수 후에도 고래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요트 뿐 아니라 사람과 놀고 싶은 고래는 머물고, 사람이 싫은 고래는 떠난다. 

철저히 고래의 결정에 맡기는 고래 중심 투어이다. 



사진은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다 담지 못한다. 



그래서 더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다. :-)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잘 보여주고 싶다 (사실 내가 두고두고 더 보고싶다)



고래는 굉장히 커서 광각렌즈는 필수인 것 같다. 



고프로 화면에도 풀 바디를 담기 힘들다.

아으어아으아엉 좋은 카메라 사고싶다



아름다와라



고래는 섬 가까이 바닥이 보이는 얕은물에서 놀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렇게 바닥이 안보이는 곳이었다. 



입수 후 고래가 안 보이면, 물 속으로 들어가 고래 소리를 들었다 

보통 굉장히 저음으로 우웅~ 하고 노래를 불러서 3-5미터 정도 수심으로 들어가야 잘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 때론 수면 위에서도, 요트 위에서도 들릴만큼 크게 노래를 했다. 




위 영상에 고래 노랫소리가 담겨있어요 :-) 되게 시끄러움 ㅋ


이런 식으로 고래에게 선택권을 주다보면 하루에 2-3마리 (무리) 정도와 교감을 시도할 수 있다. 

자연히 물 밖 시간 대부분은 (잠시 섬에 내려 비치 반을 들르는 경우가 아니라면) 요트 위에서 보낸다. 



심심할까봐 책을 가져갔는데 심심할 틈도 없더라

책은 괜히 소금물만 먹고 눅눅해졌다


망고 이끼섬 (망고 섬 옆의 작은 섬 이름이 망고이끼 이다. 통가어로 "이끼"는 작다 라는 의미)

하루 다이빙을 마치면 먼 바다에서 섬 근처로 정박 하러 간다. 

이때 배 위에서 보는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선수에는 이런 공간이 있다. 

그물 위에 누으면 아래 수면에서 시원한 바닷바람도 솔솔 불고 햇볕은 따뜻해서 낮잠자기 좋다. 

해가 너무 내리쬐는 오후엔 돛을 펼치기도 한다. (그늘을 위해서는 아니고 항해를 위해서)



여행에서 만난 Leonard 는 패션 포토그래퍼이다. 게다가 Leonard 와 일행이었던 Katherine 과 캡틴의 연인이던 Janine 은 수중 포토그래퍼이다. 

우연 보다는 행운에 가까웠다. 

물에서도 뭍에서도 좋은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남는 시간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다

1년간 벼르고 벼른 여행이라 수트 두벌, 모비스 에어나프 조끼 (7-8월 통가 수온은 24도 정도라 오래 놀기엔 춥다), 수영복 일곱벌을 챙겨갔다.

여기에 SAS 방풍자켓과 기타 등등 커버업 까지 엄청나게 챙겨갔다. (나 외출복은 없는데 비키니는 열 벌이 넘더라...)

모두 다 입진 못했지만, 적어도 수영복은 7벌 중 6벌을 입었다 :-) 



제일 좋아하는 수영복 ♥ 



두번째로 좋아하는 수영복과 젤 좋아하는 슈트  



그러고도 남는 시간엔 낚시를 했다. 

요트 선미에 낚시대를 늘어뜨리고 항해 하다보면 커다란 물고기가 잡힌다. 

릴이 팽팽하게 당겨지면 누군가 (주로 캡틴) 소리를 친다.


FISH!!!!! FISH!!!!! 



거대한 참치같은 물고기가 잡히면 (참치는 아니고 참치같은 붉은살 생선이 곧잘 잡혔다), 그 물고기는 쉐프의 손에서 저녁 식사가 되었다.

큰 물고기는 스테이크가 되었고, 작은 물고기는 덮밥이 되었고, 몇몇 부위는 스시가 되었다. 



하나같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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